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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배우자도 이혼 소송 할 수 있을까?

Date : 2026-10-30

상담실에 앉자마자 "저도 이혼 청구할 수 있나요, 제가 잘못한 게 많은데요"라고 먼저 묻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혼인 파탄에 책임이 큰 배우자(이른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다만 몇 가지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소송도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원칙과 예외의 경계를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법이 실제로 정해둔 기준은 이렇습니다

재판상 이혼사유를 정한 민법 제840조는 다음 여섯 가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을 때

  6.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조문만 보면 누가 이혼을 청구하는지는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이 조문을 해석하면서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흔히 유책주의라고 부릅니다. 스스로 혼인을 깨뜨린 사람이 그 파탄을 근거로 상대방에게 이혼을 강요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왜 유책배우자의 청구를 막는지 이해가 갑니다만, 예외도 있습니다

이혼을 원치 않는 배우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외도나 폭언, 생활비 미지급 같은 잘못으로 혼인이 깨졌는데 오히려 그 잘못한 쪽이 이혼을 요구하는 상황이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법원의 원칙도 이런 사정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다만 모든 사안에 이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미 수년간 별거 상태로 혼인이 실질적으로 끝난 관계를, 상대방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영구히 법률상 혼인으로 묶어두는 것이 오히려 두 사람 모두에게 의미 없는 구속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예외가 인정되는 네 가지 요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대법원 판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이 함께 고려될 때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외 요건

구체적 의미

상대방도 실질적으로 이혼 의사가 있는 경우

이혼에 반대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혼인관계 회복 노력 없이 오기나 보복 감정으로만 반대하는 경우

쌍방의 책임이 비슷하게 상계되는 경우

상대방에게도 혼인 파탄에 상당한 책임이 있어 유책성이 서로 비슷한 수준인 경우

별거기간이 장기화되어 자녀 문제가 사실상 해소된 경우

별거가 오래 지속되고 자녀가 이미 성년에 이르렀거나 양육 문제가 정리된 경우

상대방에 대한 정신적·경제적 배려가 되어 있는 경우

위자료, 재산분할 등으로 상대방이 입을 불이익을 완화할 조치가 준비된 경우

이 네 가지는 각각 단독으로 작용하기보다 사건의 전체적인 사정을 종합해 판단되는 요소입니다. 즉 "별거 기간이 몇 년 이상이면 무조건 인정된다"는 식의 확정된 공식은 없고, 혼인 기간, 자녀 나이, 쌍방의 경제력, 별거 경위 등을 법원이 함께 살펴봅니다. 같은 별거 기간이라도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보통 이렇게 다툽니다

유책배우자 쪽에서 이혼을 청구하면, 상대방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칩니다.

  • 혼인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이혼 의사가 없다는 점

  • 별거기간 중에도 생활비를 받는 등 혼인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지 않았다는 점

  • 미성년 자녀가 있어 가정의 안정이 더 필요하다는 점

  • 상대방이 유책배우자의 책임을 덮기 위해 재산을 숨기거나 배려 조치가 부족하다는 점

이런 다툼이 있는 사건일수록 별거 사실, 생활비 지급 내역, 자녀 양육 상황, 혼인관계 회복 노력 여부 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소송을 준비하신다면 이 지점을 미리 정리해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고 해서 절차 자체가 특별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외 사유를 주장·증명해야 하므로 준비 단계가 더 중요합니다.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가기 전, 지금까지 다룬 원칙과 예외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핵심 요약: 원칙, 예외, 준비, 근거

  1. 사전 상담 및 사실관계 정리 (1~2주): 별거 시작 시점, 생활비 지급 여부, 자녀 상황 등 예외 인정에 필요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2. 조정 또는 소송 제기: 가정법원에 이혼조정을 먼저 신청하거나, 바로 이혼소송을 제기합니다.

  3. 변론 및 증거 제출 (한두 달 이상): 상대방의 실질적 이혼 의사, 쌍방 책임 정도, 배려 조치 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합니다.

  4. 판결 또는 조정 성립: 사안의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다툼이 있는 사건은 결론까지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요 기간은 상대방의 대응 방식과 쟁점의 복잡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할 일은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하는 것입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안 된다"와 "된다" 사이에 분명한 기준이 있는 영역이라기보다, 개별 사정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 영역입니다. 별거 기간, 자녀 상황, 상대방의 실질적 의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별거 시작일, 생활비 지급 내역, 자녀 관련 상황 같은 객관적 사실관계를 날짜별로 정리해보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상담을 받으시면 본인의 사안이 예외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판단해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실제 결과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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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이혼 전문] [담당 변호사]: 이지은 변호사 · 법무법인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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