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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

Date : 2026-10-28

학교에서 연락을 받고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말을 듣는 순간, 대부분의 보호자는 억울함부터 말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지목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조치 수위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의 대응입니다.

상담실에 앉자마자 "우리 아이는 그런 애가 아니다"부터 꺼내는 보호자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이해가 갑니다만, 그 말을 학교나 심의위원회 앞에서 그대로 반복하는 것과, 사실관계를 차분히 정리해 소명하는 것은 결과에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지목됐다고 바로 '가해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학교폭력 사안은 신고가 접수됐다고 해서 곧바로 조치가 내려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칩니다.

  1. 신고 접수 및 사안조사 — 학교 전담기구가 사실관계를 조사합니다. 보통 접수 후 며칠 내 조사가 시작됩니다.

  2. 학교장 자체해결 여부 판단 — 피해 정도가 경미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심의위원회 없이 학교 선에서 종결될 수 있습니다.

  3.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 자체해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심의위원회가 열립니다. 법령상 심의위원회는 요청일로부터 21일 이내 개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4. 조치 결정 및 통보 — 심의위원회가 조치를 요청하면 교육장은 14일 이내 조치를 이행해야 합니다(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9항).

  5. 불복 절차 — 조치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통보일로부터 일정 기간 내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 신고 접수부터 불복까지 5단계

여기서 짚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에게 조치를 요청하기 전 반드시 가해학생과 보호자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줘야 합니다(같은 법 제17조 제8항). 즉, 조사 단계와 심의 단계 모두에서 소명할 기회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기회를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입니다.

조치 수위는 무엇을 보고 정해질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는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을 위해 아래 9가지 조치 중 하나 또는 복수를 심의위원회가 교육장에게 요청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호수

조치 내용

1호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2호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3호

학교에서의 봉사

4호

사회봉사

5호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6호

출석정지

7호

학급교체

8호

전학

9호

퇴학처분(의무교육과정 제외)

조치는 행위 사실만으로 기계적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대체로 다음 네 가지가 함께 고려됩니다.

조치 수위를 가르는 4가지 기준, 지속성·피해회복·태도·대응경위

  • 지속성과 반복성 — 일회성 행위인지, 반복된 행위인지

  • 피해 정도와 회복 여부 —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됐는지

  • 가해 학생의 태도 — 사과와 반성이 진정성 있게 전달됐는지

  • 사건 이후 대응 경위 —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 태도

특히 피해 회복 여부와 이후 태도가 수위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어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대응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반복되는 실수 패턴이 있습니다.

  •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일단 전면 부인하는 경우

  • 상대 학생이나 상대 보호자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경우

  • 억울함만 강조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는 미루는 경우

이런 대응은 책임 회피 또는 반성 부족으로 비칠 수 있어 조치가 오히려 무거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억울함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단계에서 소명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시는 게 좋습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사안조사 통지를 받았거나 교육청·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은 직후라면, 다음 순서로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1. 사안조사 통지서와 조사 일정, 조사 항목을 정확히 확인합니다. 어떤 행위에 대해, 어느 기간을 조사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2. 자녀와 충분히 대화해 사실관계와 경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합니다. 추측이나 짐작이 아니라 자녀가 실제로 한 말과 행동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3. 문자, 카카오톡,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합니다. 기억에만 의존한 진술은 이후 번복되기 쉽습니다.

  4.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조사 단계와 심의위원회 단계에서 설명이 달라지면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5. 피해 회복을 위한 현실적인 조치를 검토합니다. 사과, 치료비 부담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폭력 조치 결과는 생활기록부 기재 여부와 연결될 수 있어, 단순한 학교 내부 절차로 가볍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어떤 자료를 언제 제출하고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안조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와 함께 자료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지금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상황이라면, 억울함을 주장하기에 앞서 사안조사 통지서부터 다시 한번 꺼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작성: 이지은 변호사 · 법무법인 그날

現 경상북도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 위원

現 학교폭력심의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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